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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국민이 만만한가’ 하고 묻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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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한
등록일
2024-11-23
조회수
122
김기식 지음, 『국민이 만만한가』, 북사피엔스(2019)
왜 ‘국민이 만만한가’ 하고 묻는 것일까
『국민이 만만한가』는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감사담당관, 서울시 중구 감사담당관 등 감사인(監査人)으로 일해 온 저자가 짧고 읽기 쉬운 3~4쪽 분량의 글로 오늘날의 공직 반부패 및 청렴 관련 다양한 이슈와 세태 변화에 대하여 서술한 책이다. 근래의 전세계 각국의 반부패 시책의 흐름과 중요사건에 대해 살펴보고 싶은 독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만하고, 쉽고 짧은 글들의 모음이라 출퇴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읽을 만하다.
특히 42쪽에서 언급하고 있는 ‘공무원 유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표현이 생소하고 흥미로웠다. 우리 모두에게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익숙하며, 우리는 비록 속으로 찔리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유죄라는 증거가 어디 있냐?” 하고 큰소리치며 사법당국이나 감사인을 향하여 “내가 유죄임을 증명할 책임은 당신에게 있다.”고 외치곤 한다.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많은 청렴 선진국들이 부패 혐의가 있는 재산에 대해서는 본인이 형성 과정을 입증해야 하는 UWO(Unexplained Wealth Order)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42쪽) 예를 들어 2019년 보도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국영은행장의 부인 자미라 하지예바는 영국의 해롯 백화점에서 10년간 1,600만 파운드(약 240억 원)을 썼는데, 남편이 국고횡령 혐의로 본국에서 체포되자, 영국 정부는 하지예바에게 전 재산 2,200만 파운드(약 330억 원)를 어떻게 모았는지 상세히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범죄 혐의에 대해 국가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해야 하는 우리 사법 원리와는 상당히 다른 기준이나, 청렴이 물방울처럼 투명하고 부패(Corruption)가 공멸(Cor+ruption)을 의미하는 어원(語源)과 맥락을 같이하는 제도임을 설명하는 보도”(42~43쪽)라고 평가한다.
독서를 마치면서 왜 이 책의 제목은 『국민이 만만한가』일까 생각해 봤다. 이 말은 당연히 모든 공직자는 언제나 국민의 시선과 외침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아무리 소박한 직장이라 하더라도, 공직자는 국민의 지갑에서 나온 소중한 세금으로 급여를 받는 사람이고, 그래서 언제 무슨 일을 하든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를 염두에 두고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게 된다.
/ 2024년 11월
체육사업2팀 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