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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질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부패로 보는 관점

  • 작성자

    강한

    등록일

    2021-10-19

    조회수

    971

최환석 지음, 『갑질사회』, 참돌(2015).


갑질을 개인의 일탈이 아닌 '부패'로 보는 관점


갑질. 이 '갑질'이라는 말은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 한국 사회의 병폐로서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갖게 된 말이다. 위키백과(2021. 10. 17. 현재) '갑질' 항목에 따르면, '갑질(甲-)은 계약 권리상 쌍방을 뜻하는 갑을(甲乙)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갑'에 특정 행동을 폄하해 일컫는 '~질'이라는 접미사를 붙여 부정적인 어감이 강조된 신조어'이며,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우월한 신분, 지위, 직급, 위치 등을 이용하여 상대방에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행동을 말한다.'고 적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고 소개된 최환석 작가가 '불평등은 어떻게 나라를 망하게 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갑질사회』라는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고,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갑질과 청렴이 어떤 관계에 있기에 우리 공단 감사실이 이 책을 청렴도서로 추천했을까 하는 고민도 해 보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청렴의 반대, 즉 부패(腐敗)는 사전적으로 '정치, 사상, 의식 따위가 타락함'을 뜻하며, 그래서 우리는 대개 '부패'라고 하면 공직자가 뇌물을 받고 불공정한 처사를 하는 등 눈에 띄는 악랄한 독직행위를 해야 부패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독직행위와는 조금 다른 것으로 보이는 '갑질'을 비판하는 도서를 청렴도서로 읽는다는 것은, '갑질'이 권력과 돈의 힘에 취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병들고 망하게 할 수 있는 부패라고 생각하는 관점을 받아들이는 일이 아닐까?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갑질이라는 행태는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 있었던 것'이라면서 '갑을관계는 계약상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일면식이 없더라도 순식간에 형성되어 서로 간의 관계를 지배하고 있었다.'(12쪽) 하고 말한다.


그러면서 예로 드는 갑질 중 하나가 '주차요원에 대한 갑질'이라는 것이 눈에 띄었다. 우리 공단 직원 중 다수는 주차사업부 소속의 '주차요원'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자는 강남구도시관리공단처럼 지방자치단체 소관 공기업으로서 나름대로 권위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 민간 소상공인이나 각종 편의시설에서 운영하는 주차장 주차요원에 대해 생각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민간 주차장 주차요원의 직업적 지위는 불안정하고, 저임금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약점으로 인해 업신여김을 당하며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갑'들로부터 '갑질'을 당하는 사례가 있어서 이 책의 서두에서부터 예시에 포함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삼국시대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는 우리나라 역사를 중앙집권화와 폐쇄적 착취체제(배타적인 상류층 신분에 속한 지배자들이 나머지 백성들을 경제적으로 착취하며 안락한 삶을 세습하는 사회)의 성립이라는 면에서 살펴보면서, '한 사회가 지닌 평등성의 정도가 흥망성쇠의 열쇠'(71쪽)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점점 심해지고 있는 각종 차별에 대하여 살펴보고, 차별을 완화하기 위해 교육개혁(사회적 기득권을 강화하는 대학 서열 비판, 국공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등)을 주장한다.


이어 우리 사회가 얼마나 기회와 결과 면에서도 불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지 다방면에서 지적하면서, 책의 후반부에서는 결국 좋은 정치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한다. 갑질을 일상화하는 차별과 격차를 완화하는 경제•사회•교육정책은 결국 정치과정(선거, 정당, 의회, 정책 등)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의 결론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갑질은 단지 '권력병자'가 된 부유한 권력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겠다.


'갑질하는 사람을 비판하고 공론화시킨다고 해도 근본적인 사회문제를 그대로 둔다면 갑질사회는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갑질이 더 교묘해지거나 눈에 띄지 않는 방향으로 진화해갈 수 있다. 근본적 해결을 위한 차별과 불평등의 해소만이 갑질사회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362쪽)


/ 2021년 10월
경영기획부 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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